미니멀 라이프, 믹서기
냉동 딸기,
냉동 블루베리,
그리고 바나나.
여름에 냉동실에서
떨어지지 않는 식품들이다.
아이 간식으로
영양가도 있고,
시원하게 마시기도 좋다.
특히, 과일과 우유를
같이 갈아주면 잘 먹어서
믹서기로 부지런히 갈았다.
100% 진짜 딸기 우유,
바나나 우유인 셈이다.
그 탓일까?
흰 우유랑 초콜릿 우유는
잘 먹는데 비해,
딸기 우유와 바나나 우유는
맛없다고 잘 먹지 않는다.
사람 입맛이란.. ㅎㅎ
지금 믹서기는
혼수 제품으로 샀는데
모터를 한 번 교체한 걸
제외하고는 그동안 잘 썼다.
다만, 이제는 연식 탓인지
밑에 있는 칼날 부분이
결합이 잘 되지 않았다. =(
분명히 뚜껑을
제대로 닫았는데도,
닫히지 않아서
몇 번의 분수쇼를 했다.
*
1월 7일.
다이어트 식단으로
바나나와 사과를 갈았다.
이전과는 달리
모터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이상한 느낌에
서둘러 믹서기를 끄니
어김없이 분수쇼를 한다.
두둥.
순식간에 싱크대가
난장판이 되었다.
사방에 튄 과일쥬스를
행주로 닦고, 또 닦아본다.
그나마 겨울이라서 다행이지.
여름에는 정리하는 사이,
날파리들이 난리다. =(
짜증이 난 마음을
다시 다잡고,
믹서기를 깨끗하게 씻었다.
뚜껑을 꽉 닫고
시험 삼아 물을 넣고 돌리니
다시 줄줄줄 샌다.
이런, 쳇.
AS를 보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아무래도 오래된 제품이다 보니
차라리 하나 새로 사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믹서기를 분리수거 통에 두고,
뒤돌아 습관적으로
쇼핑 사이트에 들어갔다.
검색을 하다 잠시 멈칫.
'이거 정말로 필요한 걸까?'
어쩌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냥 생과일로 먹으면 되고,
안 그래도 좁은 부엌에 굳이?
게다가 여름과는 달리
겨울이라 냉동과일을 갈아서
먹는 일도 없었다.
즉, 있으면 좋지만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었다.
그래서 일단 재구입은 No.
마음만 먹으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물건 구입이 가능하고,
배송도 하루 만에 오는데
괜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
결혼 10년 차가 되면,
혼수품이 하나씩
바뀐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최근 들어서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덕분에 비우지 못했던
뜻하지 않았던
물건들의 비움이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 =)
이왕이면 결혼식 때
맞췄던 한복도
고장이 나면 좋으련만,
남편 눈치가 보여서
그건 차마 비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내 페이스에 맞게
하나씩 군살을 빼는
미니멀 라이프에 만족한다.
어떤 변화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니까.
오늘도 미니멀 라이프 비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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