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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나와 맞지 않는 물건

미니멀 라이프, 나와 맞지 않는 물건

 

아파트 분리수거인

일요일 오후.

 

스텐 냄비를 버렸다.

 

스텐 냄비를

구입할 때만 하더라도,

 

이제 코팅 냄비, 프라이팬은

사지 말아야지 하며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코팅 주방도구들에

익숙해진 탓일까?

 

스텐 냄비와 친해지는 것은

생각보다 꽤 어려웠다.

 

코팅 냄비와

스텐 냄비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달랐다.

 

스텐 냄비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왜 코팅 냄비를 사용하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고 할까?


특히, 실수로
냄비를 태운 날이면,

설거지할 생각에

짜증이 절로 났다.

 

내가 편하려고 사용하는

물건인데,

 

오히려 내가 물건의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모시고 사는 느낌이었다. =(

 
물건의 시집살이라고 할까?

 

비우기로 마음먹은 김에

스텐 냄비를 들고,

분리수거장을 향했다.

 

냄비를 내려놓으면서

아쉽고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속이 시원했다.

 

 

*

 

현재 주방에는

코팅 조리도구들이 있다.

 

코팅 프라이팬,

코팅 냄비,

코팅 궁중팬까지.

 

나무주걱을 써야 하고,

코팅이 벗겨지면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물건을 내가 모시고 있는

불편함은 없다. =)

 

좋은 물건이더라도,

나와 맞지 않고

불편한 물건은

비우는 게 맞는 것 같다.

 

또한, 물건을 구입할 때,

'좋은 물건'인지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게 맞는 물건'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오늘의 미니멀 라이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