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내 아이를 망치는 과잉 육아
최근 들어 '공부' 문제로 인해
초1 아들과 자주 다투었다.
착하고 순한 성격의 아들이지만,
공부에는 통 관심이 없다.
아들은 집에서 1시간씩
공부를 한다.
하지만, 그 1시간이 지켜지는 건
생각보다 참 힘든 일이었다.
공부를 하다가도
샛길로 빠지는 일이 허다했고,
분명 아는 문제인데도
집중을 하지 않아서
틀리는 경우가 많았다.
계속해서 아이와
공부로 부딪치는 통에
하루는 아예 공부를 놓았다.
동화책 몇 권 더 읽고,
수학 문제 몇 개 더 풀다가
아들과 내 사이가
멀어질 것 같았다.
공부를 놓으니,
싸울 일이 확연히 줄었다.
아들은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즐거워한다.
아들과 사이는 좋아졌지만,
마음 한편에는 불안감이 있다.
아들 친구들을 보면,
수학, 논술, 영어 + 예체능 2가지
평균적으로 5개의 학원을 다녔다.
그에 비해 아들은
태권도와 미술.
예체능 2가지만 하고 있었다.
다른 학원을 보내자니,
아이가 싫어해서 보내지 않고
집에서 하자고 했더니
집에서도 잘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처럼 이렇게 해도 될까?
< 내 아이를 망치는 과잉 육아 >
답답한 마음에
도서관으로 향했다.
홈스쿨 관련 책을 더 읽던지
아니면 다른 육아서적이라도 읽어서
대답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하나뿐인 자식.
외동아들.
너무 소중하기에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쩌면
내 아이를 망치고 있는지 몰랐다.
무엇이든 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법이었다.
책은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부모의 육아 태도에 대해 말한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 아이는 아이답게
자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 아이의 세계는
단순하고 느려야 한다.
* 아이 몸에서 열이 날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 마음에 열이 있을 때에도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 지나치게 많은 물건과 선택을
제한하고 거부하라.
* 부모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
실시간으로 새로운 소식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하루가 다르게
일상은 빠르게 변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많은 것을 선택하고
소유하려 애쓴다.
육아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아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고자
무던히도 애썼다.
남들보다 잘 키우고 싶어서.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져서
좋은 삶을 살았으면 해서.
하지만, 책은 오히려 비우고
줄이라고 말한다.
장난감도, 책도, 옷도.
잡다한 것들도.
< 장난감 대신 채워줘야 할 것들 >
* 달리고 뛰고 구르게 한다.
* 미술과 음악을 즐기게 한다.
* 더 많이 만지게 한다.
* 진짜 물건을 준다.
* 자연을 선물한다.
* 더 자주 어울리게 한다.
책은 장난감을 대신해
채워줄 목록들을 설명한다.
선행학습이 당연시되고
하나부터 열까지 경쟁구조인
현재의 교육 환경에서
아이를 아이답게
단순하고 느리게
더 뛰어놀게 하고
더 만지게 하고,
더 어울리게 하는 것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에
반드시 꼭 필요한 일이라 믿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수학 문제도, 동화책도,
선행학습도 아닌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엄마의 정서적 지지와
믿음일 것이다.
'우리 딸은 잘해'
'우리 딸은 뭐든지 할 수 있어.'
'우리 딸은 대단해.'
'엄마는 우리 딸을 믿어'
나 역시도 공부보다는
엄마의 믿음 어린 말을
더 많이 듣고 자랐다.
고3 때 야자를 빼먹고
엄마와 둘이서 도란도란
찜질방에 갔었고,
비가 많이 오는
토요일에는
엄마가 학교를
일부러 빼준 적도 있었다.
이런 날은
학교를 쉬는 거라면서.
그 기억들이 여전히 내게는
소중하고 값진 추억들이다.
내 아들 역시,
그렇게 소중한 추억을
가졌으면 한다.
조금 더 아이를 믿고,
조금 더 사랑스럽게 바라봐주자.
아이는 분명 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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