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이 친구 엄마

성장이 2020. 10. 27. 16:48

아이 친구 엄마

 

조금 못난 모습을 보여도,

조금 실수해도,

오랜만에 만나도,

친구와의 만남은 편하고 좋다.

 

반면, 아이와 연결되어

만들어진 인간관계는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항상 있는 것 같다.

 

내 친구와

아이 친구 엄마는

엄연히 다른 존재인 셈이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는

유치원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어린이집은 근처가 아니었던 탓에

놀이터에 가더라도

아는 친구가 없어서

아들은 늘 아쉬워했다.

 

처음 보는 다른 친구들과

같이 논 적도 있지만,

때로는 아는 친구들끼리만

노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외동아들이어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형제가 있었다면 같이 놀 텐데,

내가 아는 엄마가 있었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하고 말이다.

 

친구랑 집에서 놀고 싶어도,

친구의 집에서 놀고 싶어도,

엄마를 모르면 모두 불가능했다.

 

그래서 유치원을 가까운 데로

보낸 이유도 있었다.

 

유치원이 집 근처니

아무래도 오고 가며

알게 되는 엄마들이 생겼다.

 

그러면서 차 한 잔 하게 되고

집에서 애들도

같이 어울리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된 지도 3년.

 

간단하게는 오늘 저녁 반찬부터

아이의 성격, 취미, 특기, 학원 정보

시댁과 신랑의 일까지.

 

꽤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고 알게 되었다.

 

안 지도 제법 되고,

친하고 좋은 사이이지만,

 

'아이'가 중심이기에

여전히 조심스럽고

가끔은 힘에 부치기도 한다.

 

서로 아무리 친하더라도,

아이들끼리 문제가 생기면

순식간에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된다.

 

그 사실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때때로 그리고 여전히

그 관계 속에서

나는 고민하고 있다.

 

만나지 않으면 불편하고,

만나도 편하지 않은 자리.

그게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모임이다.

 

모임의 중심이

'내'가 아닌 '아이'이다 보니

나의 사소한 감정들은

어느 정도 내려놓는다.

 

그 엄마와 성향이 맞더라도,

내 아이와 그 친구가 맞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내 아이와 같은 반이면 

한 번 더 신경 쓰이게 되고,

 

내 아이와 친하다면,

그 엄마와 성향이 다르더라도

어느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알게 된 지 3년.

그리고 새로 알게 된

같은 반 엄마들까지.

 

조금씩 아는 엄마들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고민도 생각도

같이 늘어나게 된다.

 

관계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그 관계, 모임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분명 있다.

 

사소하게는 아이의 학원부터

나아가서는 아이의 친구관계까지.

 

그렇기에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관계와 만남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대신 적당히 결석도 하면서. 

 

모임이 하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 가자니

꽤 피곤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래서 매번 참여하는 대신,

가끔씩 얼굴을 내비친다.

 

너무 안 나가면 그것도 그러니까. =(

 

필요하지만, 

어렵고 힘든 관계.

 

모임 하나 정도

있으면 적당한 관계.

 

그게 '아이 친구 엄마'와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