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의 아침
12월 24일.
행복한 크리스마스이브의
아침을 보내고 싶었다.
코로나가 확산으로 인해
외출도, 외식도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이브는
이브니까.
아이는 이브인 24일,
오늘 등교를 한다.
아침을 차려줬건만,
피곤하다며
아침을 잘 먹지 못한다.
꼼지락, 꼼지락.
결국 과일 몇 개와
우유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8시 30분.
아이가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가방과 마스크를 챙겼다.
그런데 가방이 너무 가볍다?
이상한 마음에
가방을 열어 보니,
교과서와 준비물이
하나도 없다.
Oh my god.
아침에 느릿느릿한 행동과
밥 먹는 태도에 이어
준비가 하나도 안 된
책가방을 보니
화가 절로 났다.
서둘러 교과서와 준비물,
그리고 숙제를 챙겨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아이가 있는
24일의 아침이었다.
*
아들을 보내고,
조용히 식탁에 앉아
아들을 돌아보고,
나 자신도 한 번 돌아본다.
어제저녁에
내가 한 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오늘 아침의 풍경은
많이 바뀌어 있었을 것이다.
아들의 잘못도 있지만,
내 잘못도 엄연히 있다. =(
이브의 아침이
다소 어긋났지만,
남은 시간을
조금 더 잘 보내봐야지.
아들, 우리 조금 더 신경 쓰자. =)
올해도
메리 크리스마스가 되길. ♡
얼른 학교 다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