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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했다는 게 중요해.

했다는 게 중요해.

 

그런 날이 있다.

 

글이 하나도 써지지 않는 날.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고,

글을 써도 지우는 일이 더 많은 날.

 

시간은 가는데,

일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날.

 

이런 날은 

사실 참 답답하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벌써 1시간이 넘게

글을 쓰고 지우고 있다.

 

내가 쓴 글인데,

내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할까?

 

결과적으로, 아직 포스팅 하나

끝내지 못하고 있다. =(

 

이런. 쳇.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가볍게 글을 써 보려고 한다.

 

되는 날도 있지만,

안 되는 날도 있으니까.

 

잘 된 포스팅을 하기보다는,

포스팅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잘하지 못했지만 했어.

잘하지 못해서 안 했어.

 

단 한 글자의 차이지만,

삶에서 그 차이는 분명 크기에. =)

 

아, 그러고 보니 

아침에 아이와 있었던 일이

문득 생각난다.

 

아이는 3교시 발표가 하기 싫어서,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다.

 

유치원 학부모 참관수업 때는 

발표를 너무 잘해서 놀랐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다.

 

발표 내용은

자신의 장래희망에 대한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왜 되고 싶고,

어떻게 될 것인지

 

[ 저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축구 공부를 할 것입니다.

연습을 많이 해서

손흥민 같은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

 

연습 삼아서 해보라고 하니,

잘하면서도 아들은 여전히 걱정이다.

 

잘하지 않아도 돼, 대충 해도 괜찮아.

그냥 서서 말하는 것뿐이야.

엄마도 사실 발표를 싫어해.

너무 긴장하지 마.

괜찮아. 별 거 아니야.

 

아이에게 해 준 말들.

 

입으로는 너무 쉽게 말했지만,

정작 나도 잘하지 못하는 것들.

 

문득, 시계를 보니,

마침 아이가 발표할 3교시 시간이다.

 

아들, 발표는 어땠어?

잘했니? 아니, 미안.

엄마 질문이 잘못됐다.

 

아들, 발표한다고 너무 수고했어.

쉬운 일이 아닌데, 너무 대견해.

잘했어.

 

못해도 돼. 괜찮아.

했다는 거 자체가 중요한 거야.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었을 텐데

발표한다고 정말 고생 많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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