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당근 마켓, 무료 나눔 후기

성장이 2020. 10. 31. 17:58

당근 마켓, 무료 나눔 후기

 

당근 마켓으로 유리세정제를

무료 나눔 했다.

 

금방 올렸을 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조금 지나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채팅을 주셨다.

 

 

무료 나눔이지만

예상보다 은근히 까다로웠다.

 

일단, 하겠다고 하신 분의

응답이 너무 늦었다.

 

채팅을 읽으셨지만,

답장을 하시기까지

한참 걸렸다.

 

성격이 급한 나로서는

참 힘든 기다림이었다.

 

답장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바로 하는 것도 아니니

거절하기도 계속하기도

참 난감했다.

 

또 다른 분은

먼저 연락이 와서

안 된다고 하니

말을 너무 무례하게 하셨다.

 

본인이 나눔을 받지 못해서,

기분이 나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것은

비매너였다. =(

 

하기로 한 분은 답장이 늦고,

몇 분은 비매너고,

채팅은 계속 연락이 왔다.

 

좋은 마음으로

나눔을 한 건데

 

이래저래 시간은

시간대로 빼앗기고,

기분 역시 유쾌하지 않았다.

 

*

 

약속시간에 맞춰서

한 손에는 아이를 데리고

다른 손에는 세제를 들었다.

 

아이는 아직 나눔이

이해가 잘 안 되는 모양이었다.

 

왜 가지고 가는지

아는 사람에게 주는 건지

혹시 장난감은 그런 게 없는지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아이에게 설명해주며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점점 조급해졌다.

 

약속시간이라

당근 앱으로 채팅을 해도

읽지도 않고, 답장도 없다.

 

설마, 잠수인가?

바람맞은 거야?

나오지 않는 건 아니겠지?

 

아무런 대답도 없는 채팅에

슬슬 걱정이 되었다.

 

그것도 잠시.

 

세제가 눈에 띄어서 그런지

할아버지 한 분이

웃으며 달려오셨다.

 

시간에 맞춰

나온다고 나왔는데

먼저 나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많이 기다렸냐며 물어보신다.

 

선입견이 있었던 걸까?

 

나이가 있으신 분이

당근 마켓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제야 느린 답장이

어느 정도 이해되었다.

 

아이 학원이 있어서

조금 일찍 나왔다고

잘 쓰시라고 인사를 하고는

세제를 전해 드렸다.

 

할아버지는 감사하다며

잘 사용하겠다고 하신다.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괜히 했다는 생각도 했는데

나눔을 하고 나니

뭔가 기분이 뿌듯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무료 나눔을 해 봐야겠다.

 

할아버지,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뵐게요.

세제 잘 쓰세요. =)